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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후기

나무향기펜션

작성자
이종속
작성일
2024.03.25
조회
10
펜션후기입니다.

확인부탁드립니다.

 

 

 

 

 

 

 

 

 

 

 

날씨가 제법 쌀쌀해졌다.

이제 2012년도 며칠 남지 않았다.

지희는 입시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지만, 이미 사법고시를 패스하겠다며 홀로 공부에 들어갔다.

민국이는 <세븐즈>가 각종 가요 시상식 신인상 후보에 오르면서 바쁜 연말을 보내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전태국과 함께 삼청동으로 향하고 있었다.

“내년 토정비결을 미리 좀 보려고, 나도…. 근데, 넌 뭐가 궁금한 거야?”

“띡똑이 어찌 될지도 궁금하고 해서요.”

“연애도 궁금한 거 아니야? 너 솔직히 엠마 왓튼 이후로 썸 스타토토사이트 사람도 없지?”

“형이야말로 궁금한 게 그거 아니에요?”

“당연하지. 결혼은 둘째치고, 연애라도 해야 뭔가 롤토토사이트 보일 거 아니야.”

전태국은 낮은 한숨을 쉬었다.

그리고 우리 둘 다 더는 말을 않았고, 차는 롤베팅 골목으로 들어갔다.

박성희 비서가 백미러로 슬쩍 우리를 보는 게 느껴졌다.

“두 분 다 말씀이 없으시네요.”

“참, 박 비서. 자네도 토정비결 한번 봐. 롤배팅 것도 예약했어.”

“저 교회 다니는데요.”

박성희 비서는 여전히 할 말 다 하는 캐릭터였다.

“삼청동 이 선생이 그러는데 교회 다니는 사람들도 엄청 많이 본다고 했어. 그리고 삼청동 이 선생은 신점이나 이런 거 보시는 분 아니야. 다 통계과 확률을 바탕으로 해서 보시는 거지.”

“그럼 볼게요, 상무님.”

저 멀리 삼청동 이 선생의 한옥이 서서히 보이기 시작했다.

*    *    *

저번 생에서나, 이번 생에서나 삼청동 이 선생과의 인연은 꽤나 깊었다.

저번 생에서야 삼전의 대소사가 있을 때마다 찾아서 조언을 얻었고, 이번 생에서는 어쩌다 삼전가와 엮이다 보니 또 얼굴을 보게 됐다.

삼청동 이 선생의 제자로 보이는 젊은 남자가 우리를 안채로 안내했다.

“안채에서 기다리고 계십니다.”

나와 전태국 그리고 박성희 비서는 젊은 남자를 따라서 안채로 걸어 들어갔다.

안채에 다다를 즈음 몇 년 사이 나이가 더 지긋해진 이 선생이 우리를 반겼다.

“어서들 오세요. 오랜만에 뵙겠습니다.”

“잘 지내셨지요?”

“그럼요, 도련님. 오늘은 성국 군이랑 같이 오셨네요.”

나는 짧게 목례를 했다.

“참, 이 선생님. 오늘은 저랑 같이 다니는 스타베팅 비서도 보려고요.”

“한 분 더 보신다는 게, 이분이시군요.”

박성희 비서도 삼청동 이 선생에게 짧게 목례를 했다.

“다들 들어오시죠. 차는 겨울이라 따뜻한 생강차 준비했습니다.”

우리는 이 선생의 안내에 따라 롤드컵토토 들어갔다.

*    *    *

첫 번째 순서는 박성희 비서였다.

박성희 비서는 롤토토 우리를 쳐다봤다.

“두 분은 안 나가시나요?”

“박 비서, 내가 돈 내는데 좀 들어도 되지 않을까? 자네 스타토토 나와 안 맞아서 나에게 해를 끼칠 수도 있잖아.”

나는 웃음을 꾹 참았다.

전태국도 점점 나이가 들수록 머리라는 것을 쓰고 있었다.

전태국은 박성희 비서와 자신과의 합을 알아보고 싶은 모양이었다.

박성희 비서는 한숨을 푹 내쉬었다.

“상무님, 이거 갑질이십니다.”

“박 비서, 자네 월급에는 내 갑질을 받아들이는 것도 포함된 거야.”

전태국은 제법 뻔뻔해지기까지 했다.

삼청동 이 선생이 이 모습을 보더니, 은근히 미소를 지었다.

“태국 도련님이 안 본 사이 좀 더 당당해지셨네요. 예전에는 눈치를 참 많이 보셨는데요.”

“박 비서가 다 저를 단련시켰죠. 선생님, 어서 박 비서 토정비결 좀 봐주세요. 제가 이 친구 때문에 화를 입고 그런 것은 없겠지요?”

“잠시만요….”

삼청동 이 선생은 박성희 비서의 생시를 보고, 박성희 홀덤사이트 얼굴을 찬찬히 다시 한번 쳐다봤다. 그리곤 빙긋 미소를 지었다.

“박성희 비서님을 성국 군이 추천해서 온라인홀덤 때도 제가 말을 한 것 같은데요.”

“그게 뭔데요?”

박성희 비서는 처음 듣는 말에 꽤나 궁금한 모양이었다.

“박성희 비서님은 전태국 도련님에게는 브레이크와 같은 존재라 꼭 필요하다고요. 홀덤사이트 브레이크가 닳거나 낡을 수도 있는데, 박성희 비서님은 성격이 올곧아 그럴 일이 없다고요. 항시 곁에 두시면, 전태국 도련님이 엇나갈 때 적절한 브레이크가 될 거라 말씀드렸습니다. 그리고 그 합은 여전히 변함이 없네요.”

전태국은 내심 만족한 얼굴이었다.

삼청동 이 선생이 다시 말을 이었다.

“태국 도련님은 박성희 비서가 말리는 일이라면 진정으로 다시 한번 생각해보시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앞으로도 쭉 이요.”

“이 선생님, 박성희 비서가 이 말 듣고 악용하지는 않을까요?”

“허허. 그럴 성품의 사람이라면 아마 지금 이 자리에도 없겠지요. 그리고 박성희 비서를 성국 군이 추천해준 것도 참 중합니다.”

“소개해준 사람도 중요하다고요?”

“네. 성국 군은 어쨌든 도련님과는 업보로 이어진 사이라….”

[업보 제대로지….]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성국 군이 전생의 업보를 갚는 중이라, 성국 군의 말은 항상 귀담아들으세요, 도련님.”

그때, 박성희 비서가 손을 들었다.

“이 선생님, 제 토정비결 보러 온 건데. 상무님 이야기를 더 많이 하시는 것 같습니다.”

“허허. 미안합니다. 아무튼 두 분의 합이 좋고, 내년에도 두 분 사이에는 큰 탈은 없을 것이라는 말씀을 드리는 것입니다. 자, 그럼 박성희 비서님의 내년 토정비결을 살펴보죠.”

그리곤 삼청동 이 선생은 박성희 비서의 생시를 쭉 살폈다.

“허허. 박성희 비서님, 내년에 아버지가 되시겠습니다.”

그 말에 나와 전태국은 박성희 비서를 놀란 눈으로 쳐다봤다.

“내, 내년에 아버지가 된다면 이미 연애하고 있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이 선생님?”

“두 분이 꽤 놀라시는 것을 보니 그동안 참 잘 숨기신 모양입니다.”

나는 괜히 심장이 두근거렸다.

같은 오피스텔에 사는 김미소 비서는 아니겠지? 설마?

“박 비서, 어서 진실을 이야기해 봐!”

전태국이 닦달하자 박성희 비서가 머쓱한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아, 그게… 이렇게 들키네요.”

“그동안 나 몰래 연애한 거야?”

“몰래 연애한 건 아니죠. 상무님이 제 연애에는 관심이 없으셨잖아요!”

그 말도 맞는 말이었다.

전태국의 관심사는 오로지 자신의 연애였다.

“그게 누구야? 나도 아는 사람이야? 어?”

이 말에 박성희 비서가 작게 고개를 끄덕였다.

전태국도 아는 사람이라고?

설마가 현실이 되는 건가?

내 심장이 미친 듯이 두근거렸다.

“아, 기획실 함세영 씨요….”

박성희 비서의 입에서 나온 사람은 다름 아닌 삼전 기획실의 함세영이었다.

나는 그제야 놀란 심장을 가라앉혔다.

“함세영 씨? 그 일밖에 모르는 함세영 씨랑 둘이 연애를 했다고? 언제? 도대체?”

나보다 더 놀란 것은 전태국이었다.

“그게… 함세영 씨가 일밖에 모르기도 하고, 상무님은 일에는 전혀 관심이 없어서 제가 상무님 대신 함세영 씨랑 일 적인 문제에 대해 많이 이야기 나눴거든요.”

안 봐도 뻔하게 펼쳐지는 상황이었다.

회사를 취미로 다니는 전태국이 아무리 상무로 앉아있다고 해도 회사 일에 열과 성의를 다할 일은 없었다.

상무와의 소통이 제대로 되지 않자, 함세영은 상무의 비서인 박성희와 그동안 여러 가지 이야기를 나눈 모양이었다.

“하아… 결국은 내가 오작교잖아. 내 덕분에 두 사람 이어진 거네. 근데, 벌써 결혼 이야기 오가는 거야? 이 선생님이 내년에 아버지 된다고 했잖아.”

“그게….”

박성희 비서는 더 머쓱해진 얼굴로 머리를 긁적였다.

“설마, 박 비서?”

“안 그래도 말씀드리려고 했는데. 이렇게 말씀드리게 되네요. 조만간 식장 잡으려고요. 세영 씨, 배 더 불러오기 전에요.”

“하아….”

전태국은 정말 나라라도 잃은 표정으로 박성희 비서를 쳐다봤다.

“나보다 먼저 가다니….”

“허허, 도련님. 박성희 비서에게 가정이 생기면 생활이 안정돼 도련님에게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입니다. 걱정 마세요.”

“그냥 좀 허무하다고 할까요, 이 선생님. 내 최측근이 나 몰래 연애도 하고, 애도 가지고… 저는 그동안 연애하려고 그렇게 애썼는데 말이에요.”

삼청동 이 선생은 전태국의 푸념에 그저 미소를 지었다.

“참, 제가 좋은 날 좀 받아드릴게요.”

“결혼식이요?”

“네, 비서님.”

삼청동 이 선생은 날짜 몇 개를 내밀었다.

“내년 2월 1일 금요일. 그다음으로는 3월 16일 토요일이 좋네요.”

“전 조금이라도 빨리하고 싶긴 한데, 식장이 될지 모르겠네요.”

“박 비서, 그건 걱정 마. 내가 삼전 호텔 다이아몬드홀 비울게. 거기서 올려.”

“상무님, 거긴 너무 비싸서 저흰 식 못 올려요.”

박성희 비서가 손사래를 쳤다.

삼전 호텔의 다이아몬드홀은 비싸기로 유명한 곳이었다.

“박 비서, 내가 그걸 그냥 빌려만 주겠어? 내 비서한테. 그리고 함세영 씨도 내 직원인데…. 내가 축의금 대신 예식장 쏜다고. 식사도 제일 좋은 거로 하고. 꽃도 내가 다 말해둘게. 돈 신경 쓰지 말고 해. 내 결혼 선물이야.”

“상무님….”

박성희 비서는 잠시 감격하더니.

“그러고 저 얼마나 부려 먹으시려고요?”

“종신계약이나 하자고, 박 비서.”

“상무님, 정말 감사해요.”

박성희 비서는 곧 눈시울이 붉어졌다.

“너무 고마워하지 마. 함세영 씨는 육아휴직 제대로 주긴 할 건데, 박 비서는 그런 거 없어. 결혼하고 애 생겼다고 지금처럼 안 하면 당장 해고야! 알았지?”

“네! 상무님!”

*    *    *

삼청동 이 선생은 전태국의 토정비결을 살폈다.

“흠… 내년도 올해와 별반 다르지 않을 한 해일 것 같습니다.”

“그 말은 내년에도 결혼을 못 한다는 말인가요? 아니, 연애도 없나요?”

“도련님, 도련님의 인연은 참 가깝고도 멀리 있네요.”

“이 선생님, 그게 무슨 말이에요?”

“인연을 찾는 데 시간이 걸린다는 말입니다.”

전태국은 오늘 두 번째 나라 잃은 표정을 했다.

“하아… 이 선생님, 전 아버지처럼 여자 연예인들 스폰이나 하고 그런 건 관심이 없어요. 삼전 후계자가 아닌 저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을 만나는 게 제 작은 소망인데, 그게 그렇게 어려운 일인가요?”

“그럼요. 돈으로 사람을 사는 게 가장 쉬운 일이고, 마음을 얻는 게 제일 어려운 일인데. 도련님은 지금 그 어려운 일을 원하시는 거잖아요.”

“그럼 그 인연은 언제쯤 나타날까요?”

“흠… 적어도 4, 5년 후에나….”

전태국은 귀를 막아버렸다.

“이 선생님, 나 안 들은 거예요!”

“허허, 도련님. 진짜 인연은 늦지만, 이런 인연도 또 없습니다. 도련님에게는 최고의 인연이 기다리고 있으니, 너무 조급해하지 마세요.”

“위안이 전혀 안 되네요.”

전태국의 어깨가 무너져내렸다.

그리곤 삼청동 이 선생은 나를 지그시 쳐다봤다.

“성국 군과는 조용히 이야기를 해야 할 것 같습니다.”

*    *    *

전태국과 박성희 비서가 나가고, 나와 삼청동 이 선생이 마주 앉았다.

삼청동 이 선생은 내 사주를 쭉 훑었다.

“91년 9월 12일생…. 이 사주는 언제 봐도 참 대단해요.”

[대단한 건 이미 알고 있어, 삼청동 이 선생. 삼전가의 후계자였다가 가난한 집 장남으로 태어나 집안을 일으켜 세웠는데, 이런 사주가 어디 있겠어!]

삼청동 이 선생은 나를 쳐다봤다.

“사업이 궁금해서 오신 건 아니실 것이고요. 이 사주는 다시 봐도 앞으로 10년은 승리밖에 없습니다.”

“일전에 이 선생님이 그러셨잖아요. 동생들에 대한 책임을 다해야 제가 제대로 된 연애도 하고, 결혼도 할 수 있다고요.”

“흠….”

삼청동 이 선생은 내 눈을 지그시 응시했다.

“성국 군, 이 사주는 일로는 승승장구. 거칠 게 없고, 못 이룰 게 없지요. 하지만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 일로 승승장구하는 대신 갚아야 할 업보가 분명합니다.”

“그게 동생들 아닌가요?”

내 물음에 삼청동 이 선생은 미소를 지었다.

“동생들만이 업보가 아니죠. 성국 군도 잘 아실 텐데요.”

[잠깐만! 이 선생, 말이 다르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