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MMUNITY

이용후기

좋은 펜션에서 추억쌓기..

작성자
이지금
작성일
2024.05.03
조회
6
아래의 본문을 확인해주세요.

귄터가 무언가를 이해하기도 전에 아서가 레이나를 자신의 뒤로 숨기고 귄터를 노려보았다.

넋을 놓고 있던 귄터는 한발 늦게 움찔했다.

아서의 검이 날카롭게 귄터를 겨누었다. 어떤 이유로도 아내에게 스타토토사이트 허락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

그러나 귄터는 그녀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했다.

레이나가 뭔가 더 말할 것 같아서…….

그러나 레이나는 그 이상 말하지 않았다.

“…….”

귄터가 입술을 달싹였다.

레이나 아스타린은 살리아 어를 모른다. 그녀는 제국인이고 그런 롤토토사이트 배울 시간도 능력도 없었다.

하지만 레이나의 입에서 나온 건 미아가 사용하던 말이었다.

귄터는 레이나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 건지 알아챘다.

미아에게도 있었던 일이었으니까.

그들이 연인이 되고, 귄터가 시력을 회복하게 된 이후.

어느 순간 미아가 귄터의 오러를 알아채게 된 이후.

미아에게 타인의 과거를 자신의 일처럼 경험하는 이상한 능력이 생겼었다.

딱, 저런 능력이었다.

그녀의 능력은 종종 의뢰가 난항을 겪을 때 해결할 수 없었던 일을 해결하게 도와주었고, 알 수 없었던 일을 알 수 있게 도와주었다.

마치 지나치게 현재 순간에만 몰두하게 되는 귄터의 능력을 보완하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건 아무 때나 일어나는 일이 아니었다. 미아가 그들에 대해 깊이 고민했고, 자세히 알고 있을 때, 그리고 그녀 자신과 비슷한 일생을 가진 사람에게만…….

“…….”

귄터는 조용히 눈을 감았다가 떴다. 현기증이 났다.

“…….”

너는……. 미아에게 다녀온 건가?

시야가 어두워지고 있었다.

그에게 주어진 시간이 끝나가고 있는 것 같기도 했고, 갑자기 떠오르는 롤베팅 흔적에 아득한 것 같기도 했다.

“…….”

귄터가 입을 열려는 순간.

쾅.

밖에서 무시무시한 폭음이 들리며 폭탄이 터졌다.

익숙한 폭발에 귄터는 반사적으로 레이나와 아서를 밀쳐 벽 롤배팅 숨겨 주었다.

·
·
·

「미아는 당신한테 평화가 오길 바랐어.」

그 말이 어떻다는 판단을 내리기도 전에 미아의 얼굴이 떠올랐다.

웃는 얼굴. 능청 부리는 얼굴. 때론 그가 꼼짝 못 하게 눈썹을 찡그리고 화내는 얼굴…….

그 말 자체가 미아의 모든 순간이었다.

귄터는 레이나 아스타린을 붙들고 미아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

하지만 동시에 수치스럽고 발가벗겨진 기분이 들었다.

내가 괜찮은 사람으로 살아가던 시절을 저 여자에게 알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엉망진창으로 망가진 정신 나간 살인 중독자인 지금의 모습만 알게 하고 싶었다.

이 모든 건 미아하고 상관없는 일이라고.

·
·
·

함께 폭발을 피한 뒤, 레이나를 안전한 곳으로 밀어놓은 아서가 귄터의 손에 있던 기폭 장치를 빼앗았다.

귄터는 순순히 내어 준 뒤 양 손바닥을 들어 보이고 뒤로 물러나 거리를 벌리며 말했다.

“……내가 한 게 아니야.”

“…….”

“이런 애매한 타이밍에 자살할 생각도 없고. 애초에 그건 여기 것도 아니라고.”

“…….”

귄터가 자신의 말을 증명하듯 옷의 단추 하나를 쥐어뜯었다. 그리고 아서의 발치에 던졌다.

단추 뒤에 붙어 있는 건 비슷하게 생긴 다른 기폭 장치였다.

“…….”

“방금 터진 건 그거였어. 안 믿어도 상관없지만.”

“…….”

“내 말을 못 믿겠으면 네 손에 있는 그걸 눌러 보든가. 참고로 그건 아직 안 터진 폭탄이야.”

아서가 바닥에 떨어진 것에 잠깐 시선을 두었다가 스타베팅 바라보았다.

“방금 폭탄을 터뜨린 건 누구지? 네 협력자들인가?”

“…….”

귄터가 내키지 않는 듯 말했다.

“……살리아에, 종전 반대하는 놈들. 왕실에 반대하고 전쟁을 다시 일으키고 정권 잡고 싶어 하는 쪽.”

놀란 레이나가 눈을 크게 떴다.

아서도 즉시 상황을 알아챘다.

“그쪽에서도 기폭 장치를 갖고 있어?”

“어.”

아서의 눈이 가늘어졌다.

“팔았구나. 네가 설치한 폭탄들.”

“어. 단신으론 외롭다 보니 협력자들이 좀 필요해서.”

아서를 붙든 레이나의 손이 떨렸다.

어쩐지, 아무리 오러가 있어도 한 사람이 움직일 수 있는 거리에는 롤드컵토토 있는데, 너무 많다고 생각했어.

귄터의 말이 이어졌다.

“내가 설치한 것만 공유해 준 건 아니고 그쪽에서 설치한 것도 공유받았지. 참고로 내가 설치한 게 더 많아.”

“소교황청에 왜? 황궁도 아니고?”

“소교황청보다는 너에 대한 원한이겠지. 자칭 애국주의자들이 꽤 섞여 있으니까. ……아마 황궁에서도 시작됐을 것 같은데.”

레이나의 안색이 변했다.

살리아의 왕족 포로들?

그들은 소교황청에 있었고 황궁과의 거리는 가깝지 않았다.

왕족 포로들이 죽거나 심하게 다친다면 제국이 책임을 피할 수 없을 거고 롤토토 협상이 망가질 것이다.

“귄터, 도와줘요.”

“뭐? 내가 왜.”

“당신한테 제일 중요한 사람의 이름을 걸고 약속했잖아요. 내게 보답하겠다고 했잖아. 이걸로 갚아요.”

귄터가 턱도 없는 표정을 지었다.

“뭐? 보답 내용이 전혀 상관없잖아? 내가 보답하겠다고 한 건…….”

“상관없지 않아요! 전쟁이 다시 일어나면 총사령관이 어떻게 되겠어요? 내 스타토토 뺏어가지 말라고요! 이제야 겨우 다시 만났는데!”

“…….”

아서가 흥분한 레이나를 붙잡고 차분하게 말했다.

“괜찮아, 부인. 저런 놈 도움은 필요 없어. 내가 해결할게.”

“…….”

말하지 않으려고 했는데. 울컥 반발감이 솟았다.

어차피 소용없다고 하려고 했는데…… 알아봤자 뭘 어쩔 거냐고 다 내가 한 짓이라고 비웃어주려고 했는데.

“……그쪽은 날 믿지 않아서 많은 계획을 공유하지 않았어.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인원은 여기에 13명 정도 들어와 있을 거야.”

“…….”

하여간 이놈이고 저놈이고 죄다 마음에 안 들어.

귄터는 레이나의 주문대로 자신에게 있는 그들의 정보를 불기 시작했다.

“내가 알기로 계획은 좀 더 나중 시점이었는데, 내가 잡힌 뒤 폭탄 위치를 불기 시작하니 전부 쓸 수 없게 되기 전에 써먹으려고 일정을 당겼나 싶네.”

돈을 받고 기폭 장치를 넘기긴 했지만 폭탄의 개시권은 나한테 우선이 있는 걸로 계약했었다.

물론 자기네 나라 왕족도 죽이겠다는 테러 세력 따위가 약속을 지킬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으니 이런 새치기가 있을 수 있다고 어느 정도는 예상했다.

애초에 피차 신뢰 따위는 없는 사이였고 귄터도 그들에게 신의를 지키지 않았다.

그래도 X 같은 건 X 같은 거지.

내 허락 없이 내 폭탄을 터뜨려?

그는 레이나가 원하는 대답을 내놓았다.

“콴 왕자. 포로수용소 3번 6번.”

“!”

“소교황청 약초실. 북쪽 기도실. 딜로아 백작 저택, 제국 대병원. 국립 대중 미술관. 줄리어스 후작. 황후 마리아.”

“!”

폭탄이 설치된 곳이었다.

협상하는 소리를 듣고 긴장한 채 벽 뒤에서 대기하고 있던 기사들이 숨을 들이켜고 참지 못한 루칸이 소리 질렀다.

“미친 새끼야! 뭐가 이렇게 많아!”

아서가 턱짓했고, 기사들이 번개같이 제각기 할 일을 맡아 흩어졌다.

·
·
·

귄터는 부서진 창틀에 발을 올렸다. 그는 그대로 팔을 당겨 창틀 위로 몸을 끌어올렸다.

건물 아래서 불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몸을 간지럽혔다.

어둠 속에서 오러의 감각에만 의지해 창틀을 밟고 선 위태로운 느낌이 익숙해서 나쁘지 않았다.

“…….”

늘 어디엔가 매인 느낌이었는데.

머릿속은 텅 비었고, 눈이 먼 채 조용히 죽을 곳을 찾는 기분이 묘하게 자유롭게 느껴졌다.

오히려 눈이 보이던 요 며칠이 낯설었지.

“…….”

내가 생각했던 것과는 달랐고, 개 같은 부분도 있었지만.

죽기 전에 나쁘지 않은 기분전환이었다.

“…….”

죽기 위해 필요한 것은 모두 그에게 있는 기분이었다.

가슴 속에 품은 이름과 팔에 새겨진 이름으로 충분했다.

바깥이 소란스럽다.

“…….”

어차피 쟤들은 미친 듯이 바쁠 것이다.

인원이 많이 남지 않은 테러 세력이 할 수 있는 건 동시에 산발적으로 민간 피해를 일으켜 자기들을 쫓을 인력들을 분산시키는 것이다.

귄터는 그 틈을 놓치지 않고 빠져나가려 했다.

“귄터!”

레이나가 소리쳐 귄터를 불렀다.

“미술관으로 갈 거예요?”

“…….”

뭐라는 거야?

레이나가 다급하게 소리쳤다.

“미술관! 그쪽으로 갈 거죠?”

미술관? 생각한 적 없는데?

“민간인들 빠져나가는 거 도와주세요! 기사들만으로 부족해요!”

귄터가 얼이 빠져 반문했다.

“……이봐. 뭔가 착각하고 있…….”

그를 쫓으려던 아서가 멈춰서 레이나를 바라보고 있었다.

“아서, 저 사람 보내 줘요. 그쪽에 도움이 될 거예요. 저흰 황궁으로 가야 해요.”

뭐?

“아니 지금…….”

누구한테 뭘 맡기는 거야?

그러나 아서는 귄터를 추적하길 포기하고 바로 돌아섰다.

“당신은 나랑 같이 가. 차라리 내 옆이 안전해.”

“알았어요.”

“…….”

황당해진 귄터가 도망을 가다 말고 아서를 두어 걸음 쫓아왔다.

“미술관? 무슨 소리야? 야, 나 안 가! 어디 가! 나 안 간다고! 네가 가라니까!”

·
·
·

“…….”

뭘 이렇게까지 해?

다 귀찮아.

다…….

“…….”

내게 주어진 마지막 시간이 얼마나 된다고.

이 시간을 왜 이렇게 축내야 하는데?

사람 죽이는 게 업인 사람이 뭔 사람을 구한다고.

모든 것이 허망해졌다.

무엇에 화를 내고 있었더라…….

폭발에 휩싸인 미술관에서 귄터는 드러누웠다.

다시 일어나기 싫었다.

“…….”

차라리 사람을 죽이라면 죽이겠는데.

폭탄이 여기저기서 터지고 있는 위험한 곳에서 사람들을 끄집어내 살아 있는 상태로 내보내는 건 힘이 많이 들어가는 일이었다.

살리는 것에 비하면 죽이는 건 얼마나 간단한 일인지.

“…….”

힘들었다. 그러지 않아도 먹은 것도 없이 죽어가던 몸은 무거웠다.

폭발에서 생존자를 몇 번이나 감싼 몸은 피투성이가 되어 있었다.

오러의 힘은 완전히 소진됐는지 아무것도 끌어올릴 수 없었고, 끌어다 쓰던 홀덤사이트 온라인홀덤 다했는지 눈을 뜨고 있는데도 시야가 컴컴했다.

이제 영영 시력을 잃은 건가?

죽을 때가 되면 눈이 다시 안 보일 거라 했었나?

뭐 아쉽진 않아.

귄터는 멍하니 드러누워 죽은 사람처럼 가만히 있었다.

아. 그래. 이러는 이유가 있긴 했었지.

할머니에게 했던 약속…….

그래. 미아를 걸고 한 약속.

황후 마리아를 제정신으로 만나게 해 준다면, 그 여자에게 해 끼치지 않겠다고…….

할머니와 레이나 아스타린에게 보답하겠다고 했지.

“…….”

해 끼치지 않겠다고 했지, 지껄이는 대로 다 해 주겠다고 맹세한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까지 해?

다 뒈져 버리라고 해. 제국인 따위.

아, 레이나 아스타린이랑 아서 놈만 빼고.

그건 미아를 걸고 한 약속이니까.

“…….”

무너져가는 미술관에서 작은 음악 소리가 들렸다.

일반인이라면 들을 수 없었을 만큼, 아주 멀리서 작게 들려오는 소리였다.

하지만 일대를 지배했던 오러의 잔향이 여전히 남아있는 귄터의 귀에는 들려왔다.

귄터는 멍하니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고장 난 오르골에서 음악이 울리고 있었다.

“…….”

미아와 함께 들었던 태교 음악이었다.

오래전 유명한 천재가 작곡했다는 자장가가 고장 난 오르골에서 띄엄띄엄 흘러나오고 있었다.

“…….”

미아는 잔잔한 클래식 음악은 즐겨 듣지 않았다.

맨발로 춤추는 걸 더 좋아하는 말괄량이에 가까웠다.

하지만 임신한 상태에서 아이를 위해 귀족들과 부자들이 한다는 온갖 좋다는 것을 다 주워섬기는 귄터가 고집을 부려, 미아와 귄터는 억지로 클래식 음악 연주를 감상하는 시간을 갖곤 했다.

정장을 갖춰 입고. 소파에 나란히 앉아서.

미아는 귄터가 사람까지 불러다가 에스코트 연습을 하며 그러는 걸 귀여워하며 장단을 맞추어 주었다.

“…….”

하지만 만삭에 가까워지며 몸을 움직이기가 힘들어지자 미아는 악사들을 만나는 걸 불편해했다.

―우리 악사 부르지 말자. 몸도 불편하고, 너하고 둘이 편하게 있고 싶어.

그 말에 귄터는 교양 있는 악사를 구하려는 노력을 때려치우고 값비싼 오르골을 구했다.

미아는 만족스러워했고, 오르골 방에서 그녀는 늘 구두를 벗고 그의 허벅지를 베고 누웠다.

그 방에서 미아는 자주 귄터의 뺨을 쓰다듬어 주었고, 입 맞춰 주었었다.

“…….”

중간중간, 고장 난 부분에서 음이 튀었지만 대부분의 음이 그가 기억하던 그대로였다.

귄터가 흐릿한 웃음을 흘렸다.

“…….”

X발.

청각만은 예민하게 살아 있었다.

애 울음소리.

피투성이가 된 귄터는 힘겹게 숨을 뱉으며 미소 지었다.

X 까라 그래.

나는 이미 죽어 있다.

“…….”

그러나 다시 정신을 차리니 그는 몸을 움직여 아까 울음소리가 들리던 곳으로 가 기어코 멍청한 꼬마를 구하고 있었다.

내가 왜 이러지…….

죽기 전에 마지막으로 숭고한 일을 하고 싶어 하는 머저리들을 따라하는 건가.

“…….”

지랄은…….

마지막 사람을 내보낸 뒤, 폭발이 그를 밀쳐냈고, 그는 다시 바닥에 드러누워 일어나지 않았다.

·
·
·

「나만 아니라 더 많은 사람들이 너를 사랑해 줬으면 좋겠어.」

「우릴 사랑해 주고 기억해 줬으면 좋겠어.」

추억 속 미아가 배시시 미소 지었다.

「잘 지낸다는 소식 들려줘. 그럼 뿌듯할 거 같아.」

·
·
·

그래. 미아.

그래.

잊어버려서 미안.

·
·
·

미아가 요정처럼 날아와 그의 뺨을 감싸고 이마를 맞댄 뒤 미소 지었다.

―어땠어? 좋았어? 아니면 너무 슬프고 힘들어서 차라리 나를 만났던 기억이 없었으면 했어?

귄터가 미소 지었다.

―그럴 리가 있겠어?

조금 더 함께할까.

그 약속 이후 네가 내게 주었던 그 조금은 내 평생 가장 크고 행복한 시간이었는데.

미아가 웃었다.

―그럼…… 더 길게 함께할까?

귄터가 빛 속에서 눈을 감았다.

―좋지.